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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화 은원을 정리하자!
“아가씨…….” 미부는 여전히 여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에 여인이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말을 마치고 여인은 방을 나갔다.
여인의 뒷모습을 보며 미부가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아가씨를 믿어 보십시오. 제 눈에도 저 엽현이란 자는 보통 무인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곁에 있던 노인의 말에 미부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대가 볼 때 어느 정도인 것 같은가?” “음… 정보를 종합해보면, 그가 제 실력을 보였을 때 아가씨를 제외하곤 통보상회에선 그를 당해 낼 자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 말에 미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아니…… 그게 말이 된다 생각하는가?” “당황하실 것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정보에 따른 것이니까요.” “…….”
한편, 아가씨라고 불린 여인은 상회를 나와 문 앞에 마련된 돌의자에 자리를 잡았다.로투스홀짝
잠시 후, 그녀의 뒤편에 소리소문없이 두 명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인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그럼 두 분, 그의 동생을 잘 부탁드립니다.” 두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왔던 때처럼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이때, 여인이 어느 구석진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엽 공자, 숨어 있지 말고 나오시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 엽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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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나를 발견할 줄이야, 이건 미처 예상하지 못했는걸…….” “그대의 은신술 또한 보통이 아니오.” “그래 봐야 그대의 눈 하나 속이지 못하지 않소.” 이때 여인이 물었다.
“혹시 내가 무슨 음모라도 꾸밀 거라 생각해서 지켜보고 있던 것이오?” 여인의 말에 정곡이 찔린 엽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대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날 돕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려서 말이오.” “후후, 그대가 그리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자면 선정 몇 개를 버는 것보다 그대에게 인정을 베푸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그런 것이오.” “나를 높이 평가해 준 것은 고맙소. 그건 그렇고…….” “말 해 보시오.” 엽현이 잠시 망설이다 여인을 보며 말했다.
“그대에게서 물건을 좀 사고 싶소. 선기 급 검 몇 자루를 구해줄 수 있겠소?” “정확히 몇 자루가 필요하오?” “음… 넉넉하게 한 스무 자루? 가능하겠소?” 선기 검 스무 자루?
여인이 두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선정 오백만 개로도 구할 수 없겠소?”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선기 급의 물건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오. 조화경 강자가 선기 급 무기를 사용한다면 최소 삼 할의 공력을 더할 수 있소. 그러니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경매장을 찾아다니는 것이오. 그런 물건을 그것도 다른 종류의 무기보다 희소한 검을 이십 자루 확보하는 것은 아무리 통보상회라도 쉽지 않소.” 엽현이 침울한 표정을 짓자 여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나 내 그대를 위해 어렵지만, 힘 써보도록 하겠소. 그리고 선정 오백 만개로는 부족하니, 나머지는 외상으로 달아놓도록 하겠소.” 엽현이 감격에 겨운 눈으로 여인을 바라보았다.
“나를 위해 이렇게 선심을 써 주다니……. 정녕 내가 원하는 게 없는 것이오? 뭐라도 말 해 보시오.” 그 말에 여인이 눈을 반짝였다.오픈홀덤
“실례가 안 된다면… 그대가 가지고 있는 보물을 한번 보고 싶소.” 계옥탑!
“그 정도면 되겠소?” “충분하오!” 그러자 엽현이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바로 그 순간, 작고 검은 탑 하나가 그의 미간 사이에 희미하게 드러났다.
“이, 이것이 바로…….” “계옥탑이라 하오.” 계옥탑을 앞에 두고 여인이 매우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혹시 이 안에 무슨 공간이라도 있소?”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이 침을 꿀꺽 삼켰다.
“혹시 내가 한 번 들어가 봐도…….” “하하하! 그대 역시 내 편의를 봐주었으니 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니오.” 말과 동시에 엽현은 여인을 계옥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순식간에 여인은 계옥탑 일 층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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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린 그녀의 앞에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 여인을 바라보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소령이었다.
“과연…….” “왜 그러시오?” 엽현의 음성에 여인이 고개를 저었다.
“과연 평범하지 않은 물건이오. 이제야 그토록 많은 자들이 이 물건을 탐하는 이유를 알 것 같소.” “하하하, 그대는 생각이 없소?” “전혀!”
여인이 재차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보물이 나 같은 사람에게 떨어진다면 그건 재앙이 될 것이오.” 그 말에 엽현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이제 내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겠구려. 재앙 속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내 상황을…….”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째서 이 물건을 버리지 않는 것이오?” “나 역시 그러고 싶으나, 이 녀석이 도통 내게서 떨어지려 하질 않소.” 엽현의 말에 여인이 궁금증이 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관심은 이제 정면에 있는 소령에게로 향했다.
“이 아이는 분명 본원의 영혼이겠구려.” 순간 여인을 향한 엽현의 표정이 기이하게 변했다. 소령의 정체를 단숨에 꿰뚫어 본 것은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때, 소령이 어디선가 자신의 몸집만한 커다란 영과를 들고 와서 여인에게 내밀었다.세이프게임
“아이…… 고마워라.” 여인이 소령이 귀여운지 싱긋 웃더니, 품 안에서 옥패 하나를 꺼내 소령에게 건넸다.
“아마 네게 쓸모가 있을 거야.” 소령이 별 의심 없이 손을 뻗은 순간, 옥패에서 한 줄기 빛이 뿜어져 나와 소령의 미간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나, 낭자… 이 건?” “후후, 걱정하지 마시오. 이는 쇄령옥패(鎖靈玉佩)라는 것으로 영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오. 영기의 근원인 이 아이에게는 매우 쓸모가 있을 것이오.” 이에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령을 바라보았다.
“소령아, 언니에게 고맙다고 해야지?” 엽현의 말에 소령이 여인을 향해 쑥스러운 듯 고개를 꾸벅였다.
“고마워, 언니!” 여인은 그 모습이 귀여워 죽겠다는 듯 가볍게 볼을 꼬집었다.
“이제 궁금증이 풀렸소. 이만 나가도록 해 주시오.” 여인의 말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이미 원래 세계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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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 “백지(白芷)! 앞으로 나를 백지라 불러 주시오.” “백지… 얼굴만큼 어여쁜 이름이오.” “그럼, 검을 구하는 일을 잘 부탁하오.” 엽현이 납계 하나를 건네자 백지가 납계를 받아들었다.
“그럼 삼 일 후에 이곳에서 보도록 합시다.” “좋소! 그 사이 무슨 일이 생기거든 내게 통보해 주시오!” “엽 공자!” 백지가 막 돌아서려는 엽현을 불러 세웠다.
“그대는 내가 의심스럽지 않소?” “전혀. 내가 지켜본바, 그대는 나를 속이려 하지 않았소. 게다가 이토록 많은 편의를 베풀어 주었으니, 친구 사이라 해도 될 듯한데?” “친구?”
백지가 잠시 말없이 엽현을 바라보았다.
“듣기 싫은 말은 아니오. 그럼 친구 합시다!” “정말이오?” “정말이오!” “그럼… 앞으로 거래할 때 물건값을 좀 깎아줄 수 있겠소? 친구니까, 헤헤.” 엽현의 말에 살짝 당황한 백지가 눈을 흘겼다.
“원래 그런 목적이 있었구려.” “음… 꼭 그것 때문은 아니고……. 하하하!” 엽현이 머쓱했던지, 머리를 긁적이며 빠르게 장내를 빠져나갔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백지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흘렸다.
“재밌는 녀석이야.” 잠시 후, 백지가 품 안에서 두루마리 꺼내 펼쳐 들었다.세이프파워볼
두루마리 안에는 엽현에 대한 정보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녀는 이미 엽현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상인인 그녀가 아무것도 모르는 자를 무턱대고 도와줄 리 만무했다.
이때, 미부가 백지의 뒤에서 나타났다.
“아가씨.” “할아버님의 임종이 가까웠다. 이미 여러 세력들이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 할아버님이 돌아가시는 그날, 그들은 일제히 통보상회를 향해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차라리 무원이나 검종을 찾아 도움을 구하는 게…….” 백지가 고개를 저었다.
“약자가 강자를 찾아 도움을 구하는 것만큼 결과가 나쁜 선택도 없다. 내 선택을 한 번 믿어 보거라.” “…….”


통보상회를 떠난 엽현은 다시 검종으로 돌아왔다. 그가 막 산문을 넘는 순간, 한 청년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네가 바로… 엽현?” “그런데?” 엽현이 대답하자 남자의 표정이 순간 차가워졌다.
“네가 무원에서 사람을 죽이고도 멀쩡히 돌아다니다니…….”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한 자루 비검이 날아와 남자의 미간 앞에 멈췄다.
남자의 얼굴이 일순간 딱딱하게 굳었다.

“왜, 돌아다니면 안 돼?” 엽현의 말에 남자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이익…! 너는 반드시 내가…….” 푹-!
남자 앞에 떠있던 비검이 남자의 미간 사이로 반 촌쯤 파고 들어갔다. 순간 한 줄기 선혈이 그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나, 나는 단지…… 얼마나 잘난 놈인지 한 번 보러 왔을 뿐이다.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남자에게로 한발 다가섰다.
“그렇다면 이 몸을 방문하면서… 설마 빈손으로 온 건 아니겠지?” “……?”
“뭐야, 설마 빈손이야?” “다, 당연히 있지!” 남자가 황급히 손가락에 끼고 있던 납계를 빼서 건넸다.파워볼사이트
그 안엔 자원정 삼백만 개 가량이 들어 있었다.
‘국수 한 그릇 값은 되겠군…….’ 순간 엽현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흘렀다.
“아이, 참. 오려면 그냥 올 것이지, 뭐 하러 이런 걸 또……. 앞으로도 종종 보자구, 응?” 검을 거둔 엽현이 남자를 뒤로한 채 산문에 올라섰다.
겨우 목숨을 구한 남자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남자는 무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은 미간에 난 상처 덕분에 온통 피투성이었다.
이때, 그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무원의 젊은 무인들이 순식간에 그를 둘러쌌다.
“사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누군가의 물음에 남자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소리쳤다.
“엽현 그놈은 정말이지 인간이길 포기한 놈이었소! 놈은 나를 말로 능멸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 무원 제자를 볼 때마다 뺨을 때리겠다고까지 했소!” 그의 말을 듣자 주변에 모인 무인들이 곧바로 폭발했다.
“엽현 그놈이 뭔데 감히 우리를 능멸한단 말이냐!” “이봐, 혹시 네가 엽현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게 부끄러워서 우리를 부추기는 거 아냐?” “부추기다니! 그놈이 무원 한복판에서 사람을 죽인 일이 엊그제인데 그런 말이 나오시오!? 지금 검종 제자들이 우릴 보고 뭐라 하는지 아시오? 무원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배알도 없는 놈들이라, 맞고도 찍소리 못한다고 하오!” “뭐라고!?” “그 말이 맞아! 최근 성안에서 검종 놈들과 마주칠 때마다 왠지 나를 얕보는 것 같아서 울컥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엽현을 죽이자!” 무리 중 누군가 성난 그들의 마음에 기름을 끼얹었다. 순간, 무원 무인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났다.


“엽현을 죽이자!” “그 머리를 뽑아서 산문 앞에 심어 놓자!” 바로 이때였다.
“그렇게 나를 죽이고 싶은가?” 불현듯 장내에 스치듯 울려 퍼진 목소리. 순간 활활 타오르던 장내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이때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한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엽현이었다.
엽현이 나타난 순간, 조금 전 그에게 혼쭐이 났던 남자가 황급히 무리 뒤로 몸을 숨겼다.
엽현이 눈앞에 무인들을 한 번 훑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를 죽이고 싶다고?” “그렇다면 어쩔 테냐!” 무리 중 한 무인이 소리치며 앞으로 나왔다.
이를 본 엽현이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무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음……. 그럼 하나씩 덤빌래, 아니면 한꺼번에 들어올래?” “네까짓 놈을 죽이는데 사람이 많을 필요가 있…….” 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느 순간 날아든 한 자루 비검이 그의 미간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고요해진 장내.
이때 엽현이 무원 무인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섰다.
“내 동생과 친구들이 무원의 제자가 되었으니……. 나는 정말이지 무원과 불쾌한 관계로 남고 싶지 않다. 그러니…….” 엽현이 무원이 위치한 산꼭대기를 향해 고개를 번쩍 들며 소리쳤다.
“무원을 대표하는 자가 나와서 내 검을 받으라! 승패와 상관없이 이 한 번의 대결로 은원을 정리하자! 어떤가!?” 엽현의 외침이 메아리와 함께 사라져갈 때쯤이었다.
“대결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지!” 산 전체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엽현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엽현이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너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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